만화가 지망생들에게


출처 : 쿠루쿠루님의 네이버 블로그 - 만화저널 comixpark





만화가 지망생들에게 2009년5월12일

 

사실 제 블로그에서 혹은 수업시간에 많이 했던 이야기입니다만, 어차피 브롤그 뒤져서 옛날 글 보는 이들도 없고, 또 공부하기 싫어 포스팅이라도 해야겠기에(헛헛) 글을 씁니다. 각설하고, 본론으로.

 

1. 만화작가는 다른 엔터테인먼트, 예술분야와 마찬가지로 개인의 능력과 비용이 비례하지 않습니다.

 

무슨 이야기인기 하면, 제가 여러번 이야기하는 90%의 법칙입니다. 100%의 비용이 발생하면, 그 중 10%의 종사자가 90%의 비용을 나누고, 나머지 90%가 10%를 나눕니다. 피라미드식 인력구조에서 상위 10%가, 비용의 90%를 독점합니다. 매체는, 클라이언트는 10%의 유명작가, 인기작가에게 90%의 비용을 주고 싶어하고, 나머지 90%에게는 10%의 한도에서 조금씩 주거나, 안주고 싶어합니다. 내가 분명 다른 작가와 비슷한 일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나에 대한 인식이 상위 10%인가, 아니면 하위 90%인가에 따라 비용 책정이 달라집니다. 개선을 위해 많은 이들이 노력하지만, 매체와 클라이언트의 생각은 크게 바뀌지 않습니다. 하위 90%에 10%의 비용을 투자하는 것도 그들은 '모험'이라고 생각하고, 실재로 상당부분 '모험'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그 '모험'을 하는 이들을 충분히 설득하고, 존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기꾼들을 존중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2. 따라서, 만화작가는 그들이 나를 선택할 수 있게 만드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일단 당신이 상위 10%, 그 중에서도 1%에 들어있다면, 매체와 클라이언트는 저절로 당신에게 찾아옵니다. 그게 아니라면, 노력해야 합니다. 남과 다른 장점이 있어야죠. 정확한 약속 지키기, 성실한 응대, 잘 준비된 포트폴리오, 명확한 의사소통, 프로젝트에 대한 충분한 숙지,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해 가는 노력 등등 그런 장점이 당신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핸드폰에 메모하게 만듭니다. 그게 아니라면? 그들은 당신을 쉽게 잊어버립니다. 왜냐하면 90%는 많기 때문이죠.

 

3. 일을 시작하는 데 있어 계약은 정말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계약이 때론 당신의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꼭 계약을 하고 일을 시작하라." 저도 항상 되풀이 하는 충고입니다만, 상황판단을 잘 해야합니다. 경험상 갑보다 을이, 그들보다 당신이 계약을 어길 확율이 훨씬 훠어어어얼씬 더 큽니다. 냉정한 계약서는, 어느날 당신의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그들(갑)은 발목을 잡지 않고, 기다려주고, 대화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발목 잡혔다고 잠수타지 마세요. 잠수타는 프리랜서는 그날로 끝입니다. 계약서는 그들 뿐만이 아니라 당신에게도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그들이 해야할 일을 강제하는 안전장치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내가 해야할 일을 강제하는, 살벌하고 무서운 집행관이라고 생각하고 계약하시고, 그 계약서대로 깔끔하게 일을 하세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핸드폰에 메모합니다.

 

4. 모든 것을 돈으로만 생각하지 마세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프리랜서의 작은 움직임 하나는 돈입니다. 예컨대, 변호사는 의뢰인과 만나는 시간을 돈으로 계산하죠. 그게 상식이죠? 그런데 모든 변호사가 그럴까요? 필요하면 그 비싼 시간을 그냥 만나주기도 합니다. 당신이 프로젝트를 위해서 그들을 찾아가고, 준비하고, 시안을 그리고...당연히 프로젝트를 시작하지 않았더라도 비용을 받는게 맞습니다. 하지만...주는 쪽보다 안주는 쪽이 훠어어어얼씬 더 많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의 이름을 핸드폰에서 지우지 마세요. 더 좋은 기회가 찾아올 수 있습니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닌 분들은 구제받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질적으로 90%의 당신을 이용하려는 그들(도) 있습니다. 아니라면, 과감하게 정리하세요. 하지만 과절은 금지. 배웠다고 생각하시고, 그들의 전화번호 옆에 메모해 두세요. "악질!"

 

6. (진짜 중요한, 그리고 여러번 강조한) 화실에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마시고, 한 번 들어가면 끈기 있게...

 

여러번 이야기했지만, 작가 화실은 작가 지망생을 훈련하는 아주 좋은 장소입니다. 비용이 적고, 일이 고되고, 내 그림을 못그린다고 한달 하다가 야반도주하지 마세요. (제발) 화실에 들어가면 적어도 끈기를 가지고, "이제 하산해라"는 소리가 나올 때까지 버티세요. 그런 준비가 안되있다면 아에 가지마세요. 슬쩍 들어가서 마감 한 번 해보고, (간 보니까 쓰네?) 다시 나오고, 이러지 마세요. 당신의 앞길이 꽉 막힙니다.

 

7. 데뷔했다고 작가가 아닙니다. 당신 앞에는 엄청난 수의 선배 작가들이 있습니다.

 

제발 당신 앞에 수없이 많은 선배 작가들을 공경하세요. 그들이 있기에 당신이 있습니다.  "이 정도밖에 못하나?"라고 속으로 생각할 수 있어도, 입밖으로는 내지 마세요. 나중에 당신 후배들도 당신에 대해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한번 데뷔했다고 작가가 될 수 없습니다. 노력하고, 노력하고, 노력하는 작가만이 작가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럼 총총...(더 계속될 수도...ㅎㅎ)

 
p.s : 1번, 2번 공감가네요 특히 2번(...)
 


    
by 리글렛 | 2009/06/05 14:01 | Diary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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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코칭 at 2009/06/06 15:57
굳이 엔터네인먼트가 아니라도 말이지..
노력에 대비해서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서 말이지..
나도 남들하고 똑같이 4시간자고 공부했는데 왜 서울대 못갔지라고 물어보면..
물론 다른 일들보다 대접 못받는것 같은 느낌이 있는것은 사실이지만...

Commented by Dia♪ at 2009/06/09 12:13
이건 뭐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의 이야기네...ㅠㅠ
Commented by battler at 2009/07/09 02:40
불평은 최선을 다한 다음에...
난 아직 떳떳한 불평(?)을 할 자격은 없었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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